1. 사건의 개요

 

의뢰인은 과거 음주운전으로 총 9차례 처벌을 받은 상습 음주운전자로, 이 중 세 차례는 실형, 한 차례는 집행유예, 다섯 차례는 벌금형이었습니다. 특히 직전 음주운전 전과도 실형이었고, 그 형의 집행을 마친지 약 3년이 지난 시점에서 다시 음주운전 혐의로 조사를 받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전력은 의뢰인에게 매우 큰 부담으로 작용하였고, 사건 초기부터 실형 선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불러일으키는 상황이었습니다.

 

 

 

2. 사안의 쟁점

 

본 사건의 핵심은 누범 여부와 양형상 불리함의 정도였습니다. 형법 제35조에 따르면 누범은 실형 종료 또는 면제 후 3년 내 다시 금고 이상 범죄를 저지른 경우에 성립하는데, 의뢰인은 출소 후 3년 4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이번 범행을 한 것으로 확인되어 누범에는 해당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음주운전 전력이 총 9회에 이르고, 직전 전과가 실형이라는 점은 양형에서 매우 무겁게 평가될 요소였습니다. 따라서 누범은 피했지만 실형 선고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사건 구조였습니다.

 

 

 

3. 변호사의 조력

 

변호인은 우선 의뢰인에게 집행유예 가능성이 낮은 사건이라는 점을 현실적으로 설명하면서도, 사건 경위를 세밀하게 분석해 유리한 양형 요소를 최대한 구조화하는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의뢰인이 중·고등학교 시절부터 절친했던 동창의 빈소를 지키던 과정에서 퇴주잔을 약 2잔 마시게 된 특정 상황, 음주 후 상당한 기간이 지나 술이 깼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 측정된 혈중알코올농도(0.038%)가 비교적 낮았던 사실 등을 하나하나 정리했습니다.

 

 

특히 변호인은 단순한 사실 나열이 아니라 재판부가 양형 판단에서 실제로 반영할 수 있도록 논리적으로 의견서를 구성해 제출했습니다. 퇴주잔 음주가 불가피했던 맥락, 낮은 측정 수치가 지니는 상대적 의미, 의뢰인이 음주운전을 고의적·반복적으로 시도한 것이 아니라 특정 상황 속에서 판단을 잘못한 것처럼 보일 수 있는 여지를 정교하게 담아냈습니다. 이러한 조력은 합의나 공탁 등 일반적인 양형 자료가 전혀 없는 상황에서도 의뢰인의 사정을 재판부가 실질적으로 이해하고 참작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핵심 요소였습니다. 변호인의 분석·정리·표현 방식 자체가 이 사건 결과를 좌우한 가장 중요한 변수가 된 셈입니다.

 

 

 

4. 결론

 

재판부는 변호인 의견서에 담긴 사건 경위와 양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상습 음주운전자이며 직전까지 실형을 살았던 의뢰인에게 다시 실형을 선고하지 않고 집행유예를 인정했습니다. 이는 음주운전 전력이 매우 많은 사건이라도 사건 경위와 개별 사정이 체계적으로 설명될 경우 선처가 가능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변호인의 조력이 재판 결과에 실질적 영향을 미쳤다는 점이 확인된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